흔히 출산을 앞두고 자연분만과 제왕절개를 두고 갈등하는 임신부가 많은데요. 가장 직접적인 이유는 역시 산고에 대한 걱정입니다. 나아가 이후 회복이나 성생활도 고려 요소인데요. 오늘은 출산에 대해 임신부가 자주 갖는 궁금증을 해소해 보았습니다.
이런 사람이라면 필독🤗
- 출산을 앞두고 걱정이 많은 임신부
- 출산에 대한 궁금증이 많은 임신부
- 출산에 보탬이 되고 주고 싶은 남편
*일부 내용은 <두번째봄> 산부인과 정선화 원장님과의 문답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
흔히 골반이 크다고 하면 허벅지가 시작되는 부위의 대퇴골을 떠올리는데요. 출산 시 따지는 골반은 이와 무관합니다.
속골반은 위에서 봤을 때 몸 정면에 위치한 치골과 뒤쪽 엉치뼈 사이의 둥근 공간인데요. 타원형에 가깝습니다. 앉을 때 힘을 받는 고관절 아랫 부분의 좌골도 중요하죠.
출산 시에는 이 중앙의 둥근 공간이 좌우로 벌려집니다. 여성의 뼈가 벌어지면서 태아가 나오게 되는 거죠. 이 공간이 둥글고 넓을수록 태아 머리가 통과하기 쉽겠죠? 태아 역시 가만있는 게 아니라, 골반 강을 통과할 때는 몸을 뒤로 돌렸다가, 머리가 통과하면 다시 몸을 돌리며 골반을 빠져나오게 돼요.
태아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요.
속골반이 크다고 자연분만에 적합하다고 단정짓긴 어려워요. 분만에는 태아의 영향도 크거든요. 무엇보다 아래로 위치해야 할 태아 머리가 위를 향하거나 몸 방향이 앞을 향하는 등 변수가 생기면 제왕절개가 필요합니다. 진통 시 벌어지는 골반의 정도도 변수죠.
🔍골반 유연성을 높이는 운동법이 따로 있을까요?
콕 찝어서 이런 운동을 해라,라고 할 만한 특정 운동이 있진 않습니다. 짐볼에 앉아서 하는 운동들이 도움이 된다고 알려져 있긴 해요. 무엇보다 운동을 안 하는 쪽보다는 하는 편이 좋습니다. (<두번째봄> 정선화 산부인과 원장)
출산을 앞둔 임신부가 하는 걱정 중 하나는 회음 절개인데요. 회음 절개는 회음부의 과도한 손상을 막기 위해 이뤄져요. 특히 첫 출산인 경우 회음부가 여러 갈래로 찢어지기 쉬운데요. 회음부를 절개하면 특정 방향으로 낸 상처만 봉합하면 되니 상처 봉합이 비교적 용이하죠.
실제 출산 현장은 어떨까요? <두번째봄> 산부인과 정선화 원장은 “교과서와 여러 논문에서는 회음부 절개를 하는 것과 하지 않는 것에서 찢어짐 정도는 크게 차이가 없다고 쓰여 있다.
하지만 실제 분만 현장은 다르다. 경험에 비춰볼 때 회음부 절개를 하지 않으면 찢어진 부위가 불규칙해 상처가 깔끔하게 꿰매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죠.
예후에 대해서도 들어봤는데요. 정 원장은 “회음부를 절개하지 않고, 찢어지지 않으면 회복이 빠르다. 하지만 분만 과정에서 회음부가 찢어지면 결국 절개한 경우와 마찬가지로 똑같이 꿰매야 한다. 이런 경우 회복속도나 예후는 비슷하다”고 덧붙였어요. 결국 회음 절개는 분만 상황에 따르는 것이 최선이겠습니다.
🔍자연주의 출산*에서는 회음부 마사지를 한다고요.
회음부 마사지가 열상 예방에 도움이 되나요?
회음부 마사지는 출산 전부터 회음부를 열어주고 늘리는 것을 의미하는데요. 아직 명확한 의학적 근거는 없습니다. 회음부 절개를 절대 원치 않는다면, 개인의 기호에 따라 시행해 볼 순 있을 텐데요.
우선 여성 본인이 자신의 회음부를 붙들고 자세를 취하는 일부터 쉽지 않습니다. 남편이 마사지를 할 경우 반드시 소독용 장갑을 껴야 감염 위험을 줄일 수 있고요. 무엇보다 골반저 근육을 고루 마사지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닙니다. 이런 점을 모두 유념한다면 시도해 봄 직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추천하지 않습니다. (<두번째봄> 산부인과 정선화 원장)
*의료진의 개입을 최소화한 출산법을 가리킴.
출산을 하면 산도, 즉 질에 많은 변화가 가해집니다. 올록볼록했던 질 주름이 펴지고, 자궁까지 경사를 그렸던 질이 평평하게 변하죠. 그 과정에서 성감이 떨어질 수 있어요. 이는 확실히 자연분만의 영향이 크죠.
하지만 제왕절개에 아무런 영향이 없는 것은 아니에요. 임신 시 태아를 품은 자궁이 커지면서 자궁과 방광 등을 떠받치는 골반기저근에 하중이 더해집니다. 자궁과 양수를 합하면 무려 10kg에 육박하니 당연하겠죠. 이 과정에서 골반기저근이 늘어지고, 그 영향으로 질 수축력도 약해집니다. 이는 자연분만과 제왕절개를 가리지 않아요.
질압은 평균 20mmHg 전후라고 합니다. 이보다 낮을 경우 남성이 느슨하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는데요. 출산 후 성관계에서 어려움을 겪는 경우 산부인과에서 질압을 측정할 수 있어요. 이후 결과에 따라 별다른 시술 없이 골반 근육 강화 훈련을 하기도 합니다.
출산 후 늘어난 골반근육을 강화하는 데에는 케겔운동이 제격인데요. 케겔 운동은 평소 성감을 높이거나, 나이가 들수록 높아지는 요실금 위험을 방지하는 데에도 효과적입니다. 한편 골반저근은 평소 감지하긴 어려운 근육이기에 이를 어떻게 써야 할지 갈피를 못 잡는 경우도 있는데요.
혼자 케겔 운동을 하기가 어렵다면, 산부인과에서 도움을 받아볼 수 있어요. 정선화 원장은
“병원에서 하는 골반저근육 운동의 경우 기구를 사용해 강제적으로 골반저 근육을 수축, 이완시킨다. 기구에 앉아있으면 저절로 케겔 운동을 터득하게 되는 원리라 볼 수 있다”고 설명했어요.
실제 이런 과정을 통해 잘못된 케겔 운동법을 교정할 수 있는데요. “병원에서 케겔 운동을 알려드리면, 깜짝 놀라는 환자들이 많다. 근육을 제대로 쓸 줄 몰라 힘을 밀어내면서 복압을 높이는 분들도 있다. 이제껏 헛노력을 했다고 우는 분들도 봤다”고 전했어요. 그러면서 케겔 운동이 어렵다고 느낀다면, 병원에서 확인해 보길 권유했죠.
막연히 어렵게만 느꼈던 케겔 운동도 병원에서 교정받을 수 있다니, 든든하지 않나요? 출산을 앞두고 내심 걱정했던 부분이 있다면, 오늘 내용이 도움이 됐길 바라요. 그럼 다음 번엔 소음순에 대한 오해와 편견을 풀어볼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