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에 대한 잘못된 지식은 바로잡고, 부재한 지식은 채워주는 코너, ‘바른상식’이에요. 첫 번째 순서는 여성 청결제와 질 세정제의 차이점입니다. '청결'과 '세정'이라는 표기 때문에 두 제품이 헷갈리곤 하는데요.🤔
혼란한 상황을 정리해 봅시다. 여성 청결제는 치아로 치면 양치, 질 세정제는 1년에 1~2회 받는 스케일링 역할입니다. 여성 청결제는 평소 Y존을 관리할 때 쓰는 제품이고, 질 세정제는 냉 대하 등 질염 증상이 나타날 때 사용을 권장하기 때문입니다. 두 제품의 특징을 한 눈에 정리했으니 만나볼까요?
질은 pH 4.5 내를 유지하는 약산성 기관이에요. 질 내에는 유산균들이 살고 있는데요. 이들이 젖산을 만들면서 질 환경이 약산성으로 유지되죠. 외부 침입자로부터 우리 몸을 지키는 면역세포 백혈구처럼 질 내에서는 이 유산균이 유해균의 증식을 막아줍니다.
‘깨끗하다’라는 말은 항상 많은 오해를 낳습니다. 우리 몸을 실험실 같은 무균실로 여기게 하죠. 하지만 질은 유익균과 유해균이 사투를 벌이는 삶의 현장입니다. 유익균이 잘 활동하고, 유해균은 들어오지 못하도록 면역력을 높이는 게 몸의 주인인 우리가 할 일이랍니다.
해외에서는 질을 ‘자동 청소 오븐(self-cleaning oven)’에 비유합니다. 자정 능력을 갖춘 인체 기관이라는 뜻이죠. 그럼 질 세정제는 왜 필요할까요?
질 세정제는 냉 대하 등 질염으로 인한 증상을 개선할 수 있습니다. 질 세정제는 대개 질 내부에 투여할 수 있는 어플리케이터나 노즐 형태로 나오는데요. 성관계 경험이 없거나 탐폰을 써보지 않았다면 사용이 어려울 수 있죠. 그리고 무작정 사용하기보단 불편함의 원인이 무엇인지 파악하는 게 우선입니다.
질 세정제는 의사의 처방 없이도 살 수 있습니다. 하지만 세정제로 증상이 완화되지 않는 경우도 있죠. 칸디다 곰팡이, 트리코모나스균으로 인한 질염은 개선할 수 있지만, 세균성 질염엔 소용 없거든요. 질 내 유익균과 유해균 밸런스가 무너진 세균성 질염에는 보다 근본적인 해결책이 필요합니다.
게다가 트리코모나스의 경우 성관계로 감염되기 때문에 파트너와 함께 치료해야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전문의와의 상담 후 사용하길 권장합니다. 이참에 Y존 건강을 체크해 보는 것도 좋고요.🩺
‘여성 청결제’라 불리는 제품들은 정확히는 ‘외음부 세정제’입니다. 외음부를 깨끗하게 유지하도록 돕는 역할이죠. 화장품으로 분류되며, 과도한 분비물로 불편한 외음부를 산뜻하게 관리해 줍니다. 티슈 형태의 경우 분비물이 많은 날에 특히 유용하죠. 생리 때는 음모에 피가 엉겨붙어 겪는 불편함을 덜어준답니다.
질과 외음부는 약산성이라는 생태계를 공유하는데요. 락토바실러스(유산균)가 들어간 청결제가 좋은 이유죠. 한 번 없어지면 쉽게 채워지지 않는 질 내 유산균을 보존하는 역할을 하니까요. 알칼리성을 띠는 비누나 바디워시는 외음부에 금물입니다.
덧붙이자면, 물의 pH는 7.0, 남성의 정액은 7.2~8.0입니다. 잦은 세척과 면역력이 떨어진 상태에서의 성교가 질염으로 번질 수 있는 이유죠. 생리부터 연인과의 섹스까지, Y존에 영향을 끼치는 요소가 내외부에 포진해 있습니다. 그만큼 여성 청결제를 고를 땐 약산성+자연유래의 저자극 성분인지 눈여겨봐야 합니다.🔎
질이 점막인 것과 달리, 외음부는 기본적으로 피부에 가까운데요. 머리를 감고 두피를 꼼꼼하게 말리듯 음모가 난 대음순과 회음부는 샤워 후 잘 말려줘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