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데이트를 술집에서 하는 것은 일종의 '성의 없음'으로 비춰질 수 있어요. 술 자체가 목적인 것처럼 보이니까요. '술과 밤이 있는 한 친구는 없다'라는 말이 있죠? 이는 술과 밤만큼 섹슈얼한 분위기를 만들 수 있는 건 없다는 뜻이기도 해요. 곧! 캐주얼 섹스가 목적이라면 술이 좋은 선택이지만, 진지한 만남을 도모 중이라면, 술을 <뿌시러> 가지 마세요. 빌드업해도 모자랄 시간에 부수다니요.😅
물론 술을 마실 순 있습니다. 첫 데이트에서 사람들이 선호하는 주종 1위는 화이트 와인이었거든요.1) 그 다음이 레드 와인과 로제 와인이었죠. 화이트 와인이 5도 안팎인 걸 비춰볼 때, 알코올 도수는 데이트에 중요하지 않아요. 소주를 스트레이트로, 위스키를 온더락으로 드링킹하고 싶어도, 첫 데이트 때만큼은 넣어둡시다.
신중하게 차려입는다는 건 '제대로 힘준 드레스업'과는 거리가 멀어요. 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입었던 옷을 돌아보세요. 자주 입는 스타일은 어떤 룩이었나요? 이를 토대로 지난 일주일, 넓게는 한 달간 입었던 패션과 거리가 먼 옷차림은 피하세요. 지난 몇 주간 입어본 적 없는 옷을 입고 데이트에 나간다면, 허리를 빳빳이 세운 채 무릎팍에 손을 가지런히 올려두고 아메리카노를 홀짝일지 몰라요.😥
사람은 어떤 옷을 입느냐에 따라 태도부터 달라집니다. 2012년 한 심리학 연구는 옷이 사람에게 미치는 영향을 보여주는데요. 실험실 흰색 가운을 입힌 참가자들이 자유 복장 참가자보다 과제를 더 잘 수행했거든요.3) 곧, 상견례처럼 입고 간다면 당신은 그 자리를 예비 시부모님 대하듯 대할 테고, 도발적인 옷차림을 한다면 섹스 파트너를 구하는 듯한 태도를 취하게 될 거예요!결국 가장 나다운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면, 데일리룩을 입으세요. '나다운데 조금 더 깔끔한' 정도면 더 좋겠죠. 새로운 아이템을 꼭 사야겠다면, 평소 즐겨 입는 스타일로 구매하세요. 집 앞 슈퍼갈 때 입는 원마일웨어와 작정하고 나온 불금룩 사이, 가장 나의 일상을 닮은 옷을 입으시길 바랄게요. 첫 데이트를 이벤트로 남기고 싶지 않다면요!
집안의 복잡한 경제사정이나 그로 인한 심리적 트라우마를 고백하는 건 좋지 않아요. 이런 얘기는 "만난지 최소 6개월"은 지나고 하라고 당부합니다. 10년지기 친구도 앉혀두고 말해야 할 주제라면 꺼내지 마세요. 오늘은 첫 데이트잖아요? 내 인생에 영향을 미친 10대 사건 대신, 최근의 화제나 소소한 에피소드로 시작하세요.
결국 첫 데이트의 대화란 주제 자체보단 '대화를 더 나누고 싶다'는 마음만 생기면 되요. 편안하고 즐거우면 그만이죠. 아직은 물과 기름처럼 낯선 우리 사이, 몽글몽글한 거품이 생겼다는 느낌만 확인하세요. 그런 인상만으로, 다음 번 데이트를 잡게 될 거예요. 우리 사이엔 분명 케미가 있었으니까요! 이번엔 거품을 만드는 정도였지만, 다음엔 비눗방울 놀이를 함께 할지도 모릅니다.
데이트는 차분한 분위기의 식당이나 카페에서, 옷차림은 지난 일주일 간 입은 옷 중 가장 나답지만 단정하게, 요즘의 관심사를 나누세요. 뻔한 결론일지 모르겠지만, 전통적인 양식의 데이트가 선호되는 데에는 다 이유가 있더라고요. 어깨에 힘 빼고 가장 나다운 모습을 보여주면, 상대방 또한 가장 본연의 모습을 드러낼 거예요.우리, 하루 보고 말 사이, 안 할 거잖아요?
[참고자료]
1) 영국 데이트앱 Trueview가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첫 데이트에서 가장 선호하는 주종은 단연 와인이었습니다.
2) 서로의 취향에 대해 충분히 숙지한 '알던 사이'와 패션업계 종사자는 예외로 할게요!
3) Hajo Adam, Adam D. Galinsky "Eclothed cognition" Journal of Experimental Social Psychology 48(4):918–925, July 2012 DOI: 10.1016/j.jesp.2012.02.008
4) "연인과 오래 사귀고 싶다면 알아야 하는 3가지 팁" 사피엔스 스튜디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