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품명 | 자위하는 여자는 저뿐인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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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며칠 전 친구들과 얘기하다가 깜짝 놀랐어요. 아무도 자위를 해본 적이 없다는 거예요. 부끄러워서 말을 못 하는 건가? 싶기도 했어요. 저는 일주일에 두세 번 자위를 하거든요...... 제가 좀 이상한 걸까요?
-오랜 시간 자위를 벗 삼아온 J님
A. 자위하는 여성일수록 자기 몸에 대한 인식이 긍정적이라는 사실, 알고 계신가요? 자위는 내 몸을 이해하는 방식이자 연인과의 관계에서도 만족도를 높이는 지름길이에요.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니고, 오히려 권장할 만한 행위죠.
오늘은 한 중학교 성교육 시간에 있었던 일화로 시작할게요. 보건교사가 자위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자, 학생 A가 친구 B를 가리키며 "B는 어제도 야동봤대요!"라고 놀렸어요. B는 극구 부인했는데요. 이에 보건교사는 자위를 건강한 성생활의 일부라고 강조했어요. 그러면서 B에게 건강한 성생활을 응원하는 의미로(!) 사탕을 건넸죠.그러자 남학생들은 너도나도 손을 들고 자기도 어제 자위했다며 외쳤다고 해요. 결국 보건교사가 학생 모두에게 사탕을 뿌리는 해프닝으로 이어졌죠. 그놈의 사탕이 뭐길래. 보건교사의 솔직한 가르침도 인상적이지만, 한편으로는 씁쓸했는데요. 여학교에서는 애초에 있을 수 없는 이야기라는 회의감이 밀려왔거든요.2015년 교육부 성교육 표준안에 따른 초등학교 1·2학년 교재에는 남성의 성욕은 충동적이고, 장소와 시간을 가리지 않고 나타난다고 표현돼 있어요. 반면 여성의 성욕은 언급조차 없죠.사회는 여성도 욕망이 있는 존재라는 걸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이 같은 분위기 속에서 여성의 자위는 섹스보다도 말하기 어려운 주제가 됐죠. 자위야말로 타인의 개입 없이 가장 주체적으로 쾌락을 추구하는 행위니까요.
자위는 성적 욕망을 지닌 인간이라면 누구나 즐길 수 있는 행위에요. 내 몸의 성감대를 계발하고, 나아가 연인과의 잠자리에서도 쾌감을 키우는 힌트도 주죠. 몸에 대한 자기주도적 학습이라고도 할 수 있겠네요. 무엇보다 자위는 정서에도 유익한데요. 많은 여성들이 자기 몸을 낯설게 느끼고, 심한 경우 수치감을 느끼는 경우를 떠올리면 더욱 그렇습니다.
2013년 8월 'Psychology of Women Quarterly'에 게재된 연구는 여성의 성생활에 자위가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을 보여줘요. 자위행위를 하는 여성일수록 자기 성기를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스스로의 성적 능력도 높게 평가했거든요.¹ 그런 의미에서 자위는 강제할 수 없지만, 여성 누구에게나 권장할 만한 행위랍니다. 누구 눈치 볼 것 없이 내 페이스대로 나를 알아갈 수 있죠.자위를 통해 얻는 기쁨은 이처럼 좋아하는 일을 할 때 살아있는 느낌을 받는 것과 닮아 있어요. 자위는 책임감이 막중한 업무도 아니고, 의무적인 행위도 아니에요. 컨디션이 허락하고 맘이 내킬 때 즐기는 취미생활과 크게 다르지 않죠. 자위를 내 몸으로 떠나는 혼자만의 여행이라고 생각하면 어떨까요? 스스로 좋아하는 부위나 흥분하는 방식을 찾아가는 여정이니까요.
좋아하는 영화 속 한 장면으로 마무리할게요. 기예르모 델 토로의 영화 <셰이프 오브 워터>의 주인공 엘라이자는 매일 출근 전 물이 가득 담긴 욕조 안에서 자위를 합니다. 자위는 이처럼 몸과 마음을 리프레시할 수 있는 일상적 행위랍니다.건강을 해치지 않는 이상, 영화를 보거나 디저트를 맛보며 행복을 좇는다고 비판받지 않잖아요? 나의 성감대를 깨우고 찾는 일에 부끄러움은 어울리지 않습니다. 무엇보다 혼자서도 즐거워지는 방법을 안다는 건, 일종의 장기에 가깝지 않을까요?😉
Christin P. Bowman "Women's Masturbation: Experiences of Sexual Empowerment in a Primarily Sex-Positive Sample" Psychology of Women Quarterly 38(3):363-378, August 20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