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봄 방영한 KBS 2TV <이별도 리콜이 되나요?>의 한 장면엔 잦은 연락과 만남을 바라는 남성과 자신만의 시간과 공간이 필요한 여성이 등장했는데요. 평행선을 달리는 두 사람의 대화에 네티즌들은 갑갑함을 호소했어요. 둘이 한때 연인이었다는 사실이 신기할 정도였는데요. 오늘은 이처럼 서로 다른 성향으로 연애에 고충을 겪는 커플을 만나봤습니다.
이런 사람이라면 필독🙂
- 서로 사랑하지만 소통이 원활하지 않은 커플
- 애정 표현의 방식이 달라 곤란했던 커플
- 맞춰가는 연애에 대해 고민해 본 사람
리액션 부자 ENFP 남친과 100일째 연애 중이라는 김○○ (33) 님은 “리액션이 연애에서 문제가 될 줄은 몰랐어요”라며 입을 열었어요. “저는 매사에 액션이 크지 않거든요. 감정의 갭이 크지 않아요. 상대는 <엘리멘탈>의 웨이드 느낌이에요. 좋으면 너무 좋고, 울적하면 거의 장마철이죠. 쓰는 이모티콘부터 달라요.” 처음엔 상대의 에너지가 좋아서 사귀었지만, 종종 기가 빨린다고.💔
구체적으로 어떤 점이 문제가 되는지 물어봤는데요. “
제 표현이 적은 게 상대한테는 의심의 대상이 되더라고요. 전 좋다고 분명 표시했는데, 상대는 “진짜 좋은 거 맞아?”하고 반문하는 식이에요. 그리고 제가 무표정하면 “컨디션이 안 좋구나”라고 말하고요. 별 것 아닌데 은근 지치죠.” IxTx인 그녀로서는 곡할 노릇. 표현의 디폴트값이 다른 만큼 상대를 바라보는 시각차가 컸죠.
연락만큼 커플의 성향차를 보여주는 게 있을까요. 안○○(31) 님은 상대의 무관심에 김새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어요. “회의를 하루종일 하진 않잖아요. 저도 일하다가 짬날 때 연락하는 거거든요. 팀원들이랑 티타임 갖다가 1통, 중간에 카톡 몇 통을 보내요. 그럼 여친은 답변이 없죠. 나중에 퇴근할 때 ‘바빴어?’ 물으면 ‘일하는 데 그럼 바쁘지’하고 AI 같은 대답이 돌아와요.”
문제는 연락에서 그치지 않았는데요. “인스타 보다가 재미난 영상 보면 하나둘 공유하잖아요? 밤에 통화할 때 “OO 영상 봤어?” 이러면 대부분 “뭐였지?”하고 반응해요. 저와 뭘 공유할 생각이 없는 사람 같아요. 그렇다고 애인이 잘해주지 않는 건 아니에요. 날이 흐리면 우산 챙겼는지 물어보고, 만났을 때도 잘해주죠. 하지만 무심한 건 쉽게 안 바뀌더라고요.”
상대에게 느끼는 답답함이나 서운함은 연애에서의 기대치와 관련 있었는데요. 김○○ 님은 “저도 이전엔 몰랐는데, 안정감 있는 연애를 바라고 있었더라고요. 한결같은 상대 말이죠”라고 전했어요. 그러면서 ENFP 남친의 감정기복이 부담스럽게 느껴질 때가 있다고 덧붙였죠. “남친은 매일이 예능 같은 데이트를 원하는 것 같아요.”
안○○ 님은 사소한 일상도 공유하는 연애를 바란다고 전했어요. “세상에 필요한 말만 하면 매일 하는 말 90%는 쓸데없어요. 제가 애인에게 서운한 점도 그거죠. 영상이 재미있어서 보내긴 하지만, 같이 깔깔대고 시답잖은 얘기 나누는 게 연인이잖아요. 그러면서 지금 뭐하는지 물어보는 거고요. 그걸 다 필요없다고 생각하면 서운해요. 뭘 공유해야 할 말이 생기는데.🤨
회피형 남친과 연애 중이라는 조○○ (36) 님도 고충을 털어놨는데요. “힘든 건 나눠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애인이랑 딱 여기서 부딪힌다”고 전했어요. “제 남친은 안 좋은 일을 말하면 저한테까지 부정적인 기분이 번지는 것 같아서 싫대요. 딱히 솔루션도 없으니 본인이 삭이는 게 낫다고요. 진짜 T 같은 발언이죠.” 그녀의 남친은 좋은 일을 나누기도 바쁜데, 나쁜 일까지 나눌 필요 있냐고 반문했다고.
묵묵한 나무 같은 연애와 매일 잔물결로 가득한 연애. 시시콜콜한 얘기도 1시간 이상 거뜬히 나누는 관계와 서로 중요한 고민을 나누는 관계. 좋은 일만 나누는 연애와 힘든 일도 공유하는 연애까지. 연애에 기대하는 바가 다를수록 다툼과 오해가 생길 수 밖에 없었어요.
성향도 기대하는 바도 달랐지만, 이들은 연애를 지속하고 있었는데요. 그 비결을 묻자 김○○ 님은 “리액션을 끌어올리긴 힘들어서, 그 대신 상대에게 질문을 많이 해요”라고 설명했어요.
“상대가 뭔가 신나게 말하면, ‘좋았겠다, 그래서 기분이 어땠어?’하고 저쪽에서 더 표현할 수 있도록 질문하는 거죠. 어떻게 보면 좀 약은 건데, 저한테 공이 날아오기 무섭게 바로 던지는 거예요!”
안○○ 님은 기대치를 낮췄다고 전했는데요. “전에 인스타서 ‘온종일 말없이 릴스를 주고받는 친구와 나’라는 영상을 봤어요. 별생각 없이 주변에 웃긴 게시물을 주고받는 상황을 빗댄 영상이었죠. 저도 그러고 있었더라고요. 보통 하루에 10개 정도 애인한테 카톡이나 DM을 보내는데, 그중에 (상대가) 1개는 보는 편이에요. 이젠 서운해하기보다 열 개 중에 하나만 봐도 ‘감사하다’ 생각해요.”
안 좋은 일이 있을 때면 동굴로 들어가는 애인과 크게 한 판한 조○○ 님은 “대판 싸우고 깨달았다”고 해 궁금증을 유발했는데요. “저는 힘들면 내버려두라는 말이 제일 힘들다고 했거든요. 어떻게든 도와주고 싶다고. 그랬더니 애인이 ‘너 힘든데 말 못하게 하면 어때?’하길래 ‘답답해서 죽을 것 같다’고 했어요. 그랬더니 애인이 자기가 그 기분이라고 하더라고요.”
”힘든 일을 털어놓다 보면, 자기가 너무 징징대는 느낌이래요. 절 감정 쓰레기통 쓴 것 같아 기분도 안 좋고요. 가만 두면 괜찮아지니까 보채지 말고 기다려달라고 하더라고요.” 거기에 그녀는 딱 한 마디를 보탰다고요. “‘징징대는 게 어때서?’ 했더니 너무 기대게 될까 봐 무섭다고 하더라고요.” 그제야 그녀는 남친을 이해할 수 있었다고 전했어요.🥲
연애를 하다 보면 서로 다른 두 사람이 부대끼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지 느끼곤 하는데요. 여러분은 연인과 성향차로 부딪힌 경험이 있나요? 당신의 얘기를 들려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