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성인은 언제 첫 경험을 할까요? 한국보건의료연구원의 발표에 따르면, 첫 경험 나이는 20~24세가 66%로 가장 많아요. 문제는 나이! 성관계도 ‘제때’ 해야 한다는 강박이 있는데요. 그래서인지 성 경험이 없다는 것만으로 위축되기도 해요. ‘30대에 무경험’인 사람은 어떤 생각을 할까요? 이에 대한 시선은 어떤지도 함께 들어봤어요.
이런 사람이라면 필독🫠
- 30대이지만 성 경험이 없어서 걱정인 사람
- 30대이지만 연애 경험이 없어서 고민인 사람
“제 친구는 30살까지 못하면 ‘아무하고나’ 잘 것”이라고 말하고 다녔어요. 서울 중구에서 직장을 다니는 강○○ 님(30) 님은 어릴 적(?) 친구의 호언을 떠올렸죠. “관계가 가벼운 게 아닌데, 왜 그렇게 말하는지 솔직히 한심해 보이기도 했죠. 멀쩡한 친구가 남자만 만나면 일상이 꼬이는 걸 보고 ‘저렇게까지 연애해야 하나’ 싶기도 했고요.”
섹스에 대한 일화도 풀어놨는데요. “두어 번은 거의 잘 뻔 하긴 했어요. 한 명은 상대가 절 좋아해서 6개월 가량 사귀었고, 다른 한 명은 제가 먼저 대쉬했다가 사귀었죠. 전자는 도저히 맘이 안 열려서 키스도 못하겠더라고요. 후자는 제 자의식이 문제였어요. 이상하게 분위기가 무르익으면 피하게 되더라고요? 너무 이상형이라 그랬던 것 같아요. 그의 눈에 비칠 제 모습이 신경 쓰였어요.”
주변 사람들과 연애나 섹스 얘기를 할 때 애로사항은 없는지 물었는데요. “약간 그런 건 있어요. 제가 무슨 얘기를 하면, 친구들이 말을 보태려다가 입을 다 물어요. 뭐라 말하든 실전 경험이 없어서 그런 것 같아요.” 그러면서 그녀 역시 ‘제대로 된 경험을 하고 싶다’고 덧붙였죠.
강○○ 님은 “누군가를 일정 기간 이상 만나는 일 자체가 힘들다”고 털어놨어요. “오래 만나려면 서로 참아줘야 한다고 하는데, 이게 참 어려워요. 시간이 아깝다는 생각도 들고요.” 그러면서 진퇴양난이라고 덧붙였는데요. “불이 안 붙으면 ‘이게 맞나’ 싶고, 저나 상대가 안달이 나면 널뛰기 같은 감정에 피곤해서 도망가고 싶어요. 모텔 입구는 꿈도 못 꾸죠.”
“세상 일이 다 그렇지만, 사람들은 되게 사후적으로 말하잖아요. 연애나 섹스는 더 심하죠. ‘한 번도 안 해봤다고? 일일이 가르쳐야겠네’ ‘모쏠이면 센스 없을 듯’처럼요. 경력 없는 신입한테 ‘신입이니 문제가 있을 거야’ 하는 것과 비슷하죠. 결론이 다시 원인이 된다니 너무 하잖아요. ‘그러니까 모쏠이지’라니.”
서울 중구의 한 기업에 다니는 박○○ (32) 님은 ‘섹스도, 연애도 흘러간 테마’라고 설명했어요. “주위에 결혼한 친구가 꽤 많아요. 친구가 돌잔치 사진을 보내요. 이젠 ‘누구 만나냐’ ‘잤냐’ 등이 주제가 될 시기도 지나간 거죠. 그냥 좀 상실감? 남들은 저 단계를 밟아가는데, 난 연애에 ‘입문’조차 못했다는 게 좀 슬퍼요. 커뮤니티를 봐도 남자는 경험 없는 게 흠이기도 하고요.”
그러면서 그는 20대 초반 기억을 떠올렸는데요. “오래 짝사랑하던 친구가 있었는데, 말을 못 했어요. 말이 잘 통해서 수다도 자주 떨던 사이였는데, 어느 순간 애인이 생기더라고요. 내적으로 충격을 받았죠. 이후엔 연락도 뜸해졌고요. 지난주엔 결혼식도 다녀왔어요.” 그는 ‘그때부터 뭔가 잘못된 것 같다’고 전했어요.
그는 자신을 ‘시험을 잘 볼 생각이 없는 만년 공시생’에 비유했는데요. “회사는 괜찮다 보니, 가끔 소개팅이 들어와요. 근데 몇 번의 경험에서 잘 안 되다 보니, 안 좋은 의미로 빅데이터가 쌓이더라고요. 나가면서도 ‘잘 안 될 거야’하고 지레 못 박아요.” 그러면서 날린 ‘자학 멘트’에 돌아와 자책한 기억이 있다고. “이젠 성욕도 마른 것 같아요. 친구들에게 그래요. 이젠 ‘딸근’도 없다고.”
그렇다면, 성 경험이 없는 사람에 대한 시선은 어떨까요? N회차 연애를 1년째 지속 중이라는 손○○ 님(29)은 “섹스 경험, 연애 경험이 있고 없고는 중요치 않다”면서 “본인 스스로 씌우는 프레임이 문제 아닐까요?”라고 반문했어요. 다만 그녀는 ‘모쏠’임을 공표하진 말라고 당부했는데요. “본인 얼굴에 점 있다고 얘기하면, 점밖에 안 보인다잖아요.”
또한 그녀는 본인이 ‘편견 있는 인간’이라고 밝혔어요. “성 경험까진 그럴 수 있다 치는데, 연애 경험이 없다면 연애에 대한 기준이 높을 거라는 짐작은 들어요.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요.” 그녀는 연애란 ‘진하게 치고박고 부대끼는 관계’라고 강조했어요. “제대로 된 연애 경험이 없다는 건, 왠지 그런 부조리한(?) 관계를 잘 못 참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스스로 ‘모태솔로 훈수자’라고 자칭하는 ESTJ 유○○ 님(35)은 이 주제에 대해 할 말이 많아 보였어요. “간혹 주변을 보면 ‘별로 연애 생각이 없다’고 말하는 친구나 후배를 봐요. 그럴 수 있죠. 근데 저는 그래도 계속 시도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당장 연애를 하라는 게 아니라, 썸을 타든 찐한 하룻밤을 보내든 말이에요.”
다소 도발적인 표현에 설명을 요청했는데요. “나중에 진짜 맘에 드는 여자가 생겼는데, 표현도 못하면 안 되잖아요. 여자를 대하는 게 어색해지지 않으려면 평소에 감을 잃지 않아야죠. 제 편견이지만 대부분 이런 친구들, 특히 남자들은 사교활동이 적어요. 내성적이고요. 그래서 주변에 이런 후배나 친구가 있으면 훈수를 두죠. 세상 밖으로 끌어내 주려고요.”
손○○ 님은 마지막으로 할 말이 있다고 덧붙였는데요. “경험이 있든 없든, 누군가를 만나면 그 사람과는 또 처음이 되잖아요? 경험 없다는 사실에 너무 위축되진 않았으면 해요.” 과연 일리 있는 말이었는데요. 여러분은 늦은 성관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